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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요

2021-10-15

라이프가이드 건강헬스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요
'야간뇨의 원인과 치료방법은?'

    의대생 때 일입니다. 생리학 시험 전날 밤을 꼬박 새고, 비몽사몽 시험을 보고나서 집에서 뻗어 잤습니다. 시험 날 점심때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잤으니, 18시간 정도 잔 것이지요. 그때 참 오래도 잤구나 싶었습니다. 소변도 안 보고 18시간이나 자다니 스스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요즘은 맥주라도 마시는 날이면 꼭 한밤중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야 하는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맥주를 안 마셔도 간혹 새벽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밤에 소변을 보러 1번 이상 일어나야 하는 것을 야간뇨라 합니다. 아이들이 밤에 실수로 소변을 이불에 적시는 것은 야뇨증이라고 하고요.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질환입니다. 배뇨증상으로 외래 오시는 환자분들 중 야간뇨 때문에 고생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약뇨, 빈뇨, 급박뇨 등 여러 배뇨 증상 중에서 가장 환자를 불편하게 하는 증상이 야간뇨라합니다.
    야간뇨가 중요한 이유는 야간뇨 때문에 환자분이 밤중에 깨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여러 다른 질환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은 야간뇨가 있는 환자에서 약 3~6배이상 발병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물론 야간뇨 때문에 우울증이 증가하는 것인지 우울증 때문에 잠을 자꾸 깨서 야간뇨가 발생하는지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었습니다만, 적어도 야간뇨가 있는 환자에서 우울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령의 경우 밤에 화장실에 가다가 낙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는데요. 최근 연구에서는 골절의 위험이 1.3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야간뇨는 왜 생기는 걸까요?
    보통 4가지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야간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밤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면 자연히 소변이 방광에 많이 차게 되어 야간뇨가 생깁니다. 보통은 낮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고 밤에는 소변이 적게 만들어집니다. 저절로 적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밤에는 소변생성을 억제하는 항이뇨호르몬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서 콩팥이 소변을 적게 만듭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항이뇨호르몬이 밤에 잘 분비가 되지 않아 밤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야간뇨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환자분은 야간에 소변양이 많고, 낮에는 오히려 소변양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질환을 야간다뇨증이라고 합니다. 야간 다뇨증은 노화이외에도 당뇨, 신장기능저하, 다양한 약물복용, 저녁이후 과다한 수분섭취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녁이후 수분섭취를 줄이고 항이뇨호르몬을 주무시기전에 복용하면 자연스럽게 야간에 소변양이 줄어들면서 야간뇨가 호전됩니다.
    두 번째는 야간에 소변을 저장하는 그릇인 방광이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라기 보다는 방광에 소변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급성 방광염이 걸리면 방광이 예민해져서 소변을 많이 담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배뇨감이 자주 느끼게 돼서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지요. 또는 염증이 없더라도 과민성방광이나 전립선비대증 등으로 인해 방광의 감각이 너무 민감해지던가, 방광의 이완이 잘 되지 않으면 밤에 소변을 가득 담을 수 없게 되어 야간뇨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염증 치료나 방광이완제를 복용하면 방광의 저장 기능이 회복되어 야간뇨가 호전됩니다. 



    세 번째는 수면 장애입니다. 소변이 방광에 많이 차 있지 않지만 자꾸 잠에서 깨기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경우입니다. 앞서서 말씀드린 우울증과 코골이 등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야간에 자주 깨기 때문에 야간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전립선과 방광을 치료해도 야간뇨가 잘 개선되지 않습니다. 수면 클리닉 등을 통해 수면치료를 병행해야 더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은 여러 동반질환 때문에 야간뇨가 발생합니다. 전립선비대증, 과민성 방광 같은 비뇨기계질환 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 전신질환으로 인해 야간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런 약물이 오히려 야간뇨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치료약으로 쓰이는 이뇨제는 저녁때 복용하면 야간뇨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야간뇨가 잘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분들은 동반된 질환이 없는지, 복용하는 약물은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합니다.
    야간뇨 치료에 있어서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음식을 짜게 먹거나 저녁때 늦게 식사하고 바로 주무시는 경우 몸에 수분이 과다하게 저장되어 밤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져 야간뇨가 발생하게 됩니다. 취침 2~3시간 전부터는 수분 섭취를 줄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과다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로 인해 야간뇨가 발생할 수 있으니 술과 커피 역시 줄이시는 것이 야간뇨 증상을 치료하는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