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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먹을 때 치아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2023-02-03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감기약 먹을 때 치아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치아손상 없이 감기약 복용하기'


겨울철 감기에 많이 걸리는 시기
    언제 감기에 가장 많이 걸릴까요? 많은 분들이 환절기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맞습니다. 바로 환절기 중에서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 11월이 가장 많은 감기 환자가 나타납니다. 2021년 월별 평균 감기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11월에 250만여 명이 감기 진료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월에 100만여 명이 진료를 본 것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감기에 많이 걸리는데요. 3월부터 시작된 환자 증가는 4월에 정점을 찍고 다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게 됩니다. 재밌는 것은 한 겨울 1월, 2월은 한 여름 8월만큼 감기 환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즉 덥거나 춥다고 감기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기온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것이 감기의 원인입니다. 감기 가능 지수가 ‘매우 높음’인 11월, 12월에는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 과로하지 않기, 실내 습도 지키고 체온 유지하기, 깨끗이 손 씻고 마스크 착용하기 그리고 비타민C, 비타민D 등 영양소 섭취 등 생활요법과 영양요법을 잘 지켜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좋겠죠. 




 
다양한 감기약 종류
    어쨌든 이렇게 감기에 걸리면 푹 쉬면서 충분한 수분과 단백질, 비타민 공급을 통해서 몸을 회복해야 합니다. 부득이하게 외부 활동을 해야 하거나 두통, 발열, 기침, 콧물 등이 나타난다면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감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증상 완화제는 종합 감기약, 기침감기약, 콧물감기약으로 구분됩니다. 각 증상에 맞춰 약을 복용하면 되는데요. 최근에는 다양한 제형이 출시되어 그 효능을 더욱 좋게 하고 있습니다.
    감기약 제형은 정제, 연질캡슐, 경질캡슐, 액상, 건조시럽, 시럽, 트로키 등의 형태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정제나 캡슐은 충분한 물로 알약을 삼키는 가장 고전적인 제형이 되겠죠. 요즘에는 연질캡슐 제품이 많이 출시되는데 그 이유는 정제보다 위장 부담은 덜하고 흡수가 빨라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판피린이나 판콜 같은 액상 제제도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감기약 제형입니다. 액상은 이미 약 성분이 다 녹아 있기 때문에 알약보다 흡수가 더욱 빠르고 위장 부담도 적어요. 때문에 위장이 약하신 어르신들께서 많이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휴대성이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럽은 알약을 먹기 힘들어하거나, 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제형입니다. 요즘엔 어른들용 시럽도 나와 있고 1회용 포장으로 되어 있어서 휴대도 간편하게 만들어졌죠. 최근에는 ‘건조 시럽’ 형태(테라플루 등)가 나와 있는데, 최근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있습니다. 건조 시럽은 말 그대로 시럽을 말려 놓은 것인데, 물에 녹여서 다시 시럽 형태로 만들어 복용하는 약입니다. 시럽 형태의 약들은 일단 맛이 좋아서 먹기 좋습니다. 주로 딸기나 오렌지, 레몬 향을 첨가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의 경우 시럽 맛이 좋아 과량 복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럽이 달달하고 과일 맛이 나니까 먹기는 좋은데, 입안에 묻힌 채로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 약물이 포함된 시럽은 산성이 강한 데다 끈적이기까지 하죠. 이러한 성질 때문에 치아에 쉽게 부착됩니다. 치아에 부착된 시럽은 치아 코팅 부분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어요.
    최근 저는 한 감기 건조 시럽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건조 시럽을 뜨거운 물에 녹여서 차처럼 복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계실 거예요. “충분한 수분도 보충하고 감기약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복용하면 건조 시럽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며,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치아 손상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먼저 아이들이 주로 먹는 감기약 시럽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판된 부루펜 시럽과 타이레놀 현탁액, 콜디 시럽 등 주요 감기약의 pH를 조사했는데, 부루펜 시럽은 4, 타이레놀 현탁액은 4.83, 콜디는 4.47로 전체적으로 강한 산성을 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치 법랑질 침식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유치의 표면미세경도 감소율이 부루펜 시럽 14.67%, 타이레놀 현탁액 15.85%, 콜디 시럽 14.37%로 나타났죠. 이런 결과로 보면 아이들이 주로 복용하는 시럽의 특성상 치아에 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치 유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어린이용 시럽제의 우식유발능에 대한 생체외 연구(2010)) 
그럼 건조 시럽은 안전할까요?
    건조 시럽 역시 pH와 미세경도 변화를 살펴보았는데요. pH는 테라플루 데이타임의 경우 2.86, 나이트타임의 경우 2.91로 아이들 시럽보다 더 낮은 산도를 보였습니다. 미세경도의 변화 역시 큰 차이를 나타냈는데요. 5분, 10분 동안 방치 후 미세경도 감소율을 측정한 결과 테라플루 데이터임의 경우 각각 23.5%, 35.5%의 감소율을 보인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자료 출처; 일부 시판 건조 감기시럽이 치아표면에 미치는 영향(2019)). 이 또한 아이들 시럽제를 복용한 후 나타난 미세경도 감소율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즉 건조 시럽 역시 치아에 닿는 경우 치아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감기약을 먹고 나서는 이렇게 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일부 건조 시럽 광고를 보고 놀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건조 시럽을 따뜻한 물에 녹여 차처럼 복용한다는 것은,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치아 건강에는 매우 나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건조 감기 시럽을 복용하실 때는 소량의 미지근한 물에 녹인 후 치아에 닿지 않게 빠르게 삼키고, 일부 치아에 묻어 있을 시럽을 헹궈내듯 가글 하며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더 드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렇게 드시면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도 빠르게 흡수되고 수분도 충분하게 섭취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 아이들도 감기약 시럽을 많이 먹게 될 텐데, 시럽을 복용하고 나서는 양치를 시켜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 복용 후 그냥 잠을 자지 않도록 보호자께서 신경 써 주실 필요가 있는 것이죠.
    건조 감기 시럽을 판매하면서 이렇게 복약지도를 하면 많은 분들이 놀라시곤 합니다. 광고의 영향력이 이렇게 큰 것이겠죠? 광고는 제품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실제로 안전하게 복용하는 방법은 약을 구입하실 때 약사에게 문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