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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피렌체 사이에서

2017-09-28

라이프가이드 여행


로마와 피렌체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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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반쯤 돌파한 Soul-Bridge는 아직까지는 크게 큰 사건사고 없이 무난하고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붐비는 대륙이라서 여행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 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었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다양한 국가를 접할 수 있다. 그 동안 여행했던 유럽국가들을 나열해 보면 영국 – 프랑스 – 포르투갈 – 스페인 – 스위스 – 니스 – 칸-모나코 – 바티칸까지 달려왔다. 벌써 서유럽으로 시작해서 남유럽까지 도달했다. 지금까지는 참 우리 세계일주 선택하길 잘했다고 매일 매일 얘기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매번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유럽 곳곳에서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펄럭이면서 코리안 프라이드를 알리는 Soul-Bridge가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때론 참으로 뭉클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로마에 Sou-Bridge의 두 발이 닿기 시작했다.



    전 세계 관광객이 바글거려서인지 이상하게 로마에는 소매치기가 참 많다. 그리고 거친 사람들도 많고 길거리엔 거지들이 참으로 많은 나라이다. 왠지 찜찜하기도 하고 치안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탈리아 로마 땅에 발을 내 딛는 순간 그런 걱정들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로마는 너무나 매력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카더라통신에서 얻은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찾게 된 이탈리아는 이전의 유럽 국가들과 또, 또! 다른 확연한 매력을 가진 나라임에 분명하다. 로마는 고대의 유물 유적이 워낙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지하철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버스를 이용하거나 대부분에 유럽 배낭여행객은 도보를 많이 선택한다. 로마에서는 편한 운동화는 반드시 필수 사항이다.
    거대한 돌덩어리를 깎아서 만든 콜로세움,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비는 트레비분수, 오드리 햅번이 앉아 있을 것 같은 스페인 광장, 하루에 다섯 번 넘게 먹을 수 있는 기가 막힌 젤라또까지 그리고 ‘자유 낙하하는 모든 물체는 질량에 관계없이 동시에 떨어진다’ 는 이론으로 물리시간에 머리에 쥐를 나게 했던 갈릴레이의 실험 장소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 3층까지 지었을 지점에 기울어졌지만 그냥 지었다는 말도 있고, 아무튼 실제로 본 피사의 사탑은 생각보다 많이 기울어진 상태였고 학창시절 배운 물리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시 만난 새로운 인연들, 여행지가 주는 감동도 좋지만 여행지마다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들과의 소통도 잊지 못할 추억 속에 남아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는데 한국에서도 만나지 못했던 인연들은 먼 타국에서 만나니 더욱 더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왜 서로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지, 그들의 비전과 꿈 정말 그 비전들이 사람들마다 다 달랐고, 세계 일주의 목적도 각기 다 다르다는 것도 참으로 묘하게 신기했다. 목적지는 같지만 비전이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계일주 속에 한 페이지가 더욱 더 여행에 미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이지 않을 까 싶다.
    Soul-Bridge,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흔적이 잘 남아 있고, 소설로도 출간되고 영화로도 제작된 ‘냉정과 열정 사이’ 의 배경이 된 도시 피렌체로 향했다. 정작 이탈리아 사람들은 모르더라도 한국사람들과 일본사람들이라면 피렌체 두오모 거리의 종소리처럼 피렌체를 ‘냉정과 열정사이’의 도시로 떠오를 것이다. 준세이와 아오이가 헤어진 후 각자 인생을 살다가 아오이의 서른 살 생일 때 다시 만나자고 했던 그 장소가 바로 피렌체 두오모이다. 소설로 인해 웬지 피렌체에 가면 헤어진 옛 연인이 그리울 것 같고, 뭔가 가슴 아픈 사랑이 떠오를 것 같았다. 소설과 영화가 준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피렌체를 즐기고 싶어 우리는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를 다시 보고 피렌체로 몸을 실었다.
    대부분 주요 관광지 간 거리가 걸어서 5분에서 10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천천히 도보로 여행하기에 딱 좋은 도시이다. 마침 우리가 피렌체에 도착했을 때도 운이 좋게도 너무나 화창한 날씨 덕분에 걸어 다니기에 안성맞춤 이었다.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인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왔던 두오모가 피렌체를 대표하는 건축물이고,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소설과 영화 때문인지 낡은 집들 사이에서 도시가 품은 관광객들로 부쩍 거리지만 뭔가 사랑의 속삭임 때문이지 우울하지 않은 로맨틱한 고요함과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조각상과 그림들이 골목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자태가 고상하고 우아한 향기까지 가득했다. 마치 이 아름다운 풍경을 시간이 그냥 비켜간 것처럼 여전히 르네상스의 품격이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의 사랑스러움에 흠뻑 취해 들 것만 같았다. 골목 골목을 무심코 지나가기엔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오래된 골동품에서 손때 묻어 있는 냄새부터 일일이 손으로 제작한 가죽 냄새.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하는 상인들의 목소리, 거리마다 이어진 멋쟁이들과 거리의 악사들 등 작은 골목에서 그렇게 시간을 비켜나가고 있었다.
    피렌체에 도착하기 전 본 ‘냉정과 열정 사이’가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작게나마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가 나는 쪽으로 내 몸은 이미 돌려져 있었고, 쿠폴라의 463개의 계단을 올라가 준세이와 아오이를 더욱 생생히 떠올리고 ‘그 장면이 여기다’ 고 되새기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두오모를 눈에 담고 갈지 고민했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두오모를 머리 속에 되새기고 싶었다. 계단을 오르기가 사실 힘들었다. 관광객은 무척 많은데 계단은 좁고 잠시 영화 속의 준세이와 아오이를 잠시 잊고 마침내 마침내 도착한 정상에서 빨간 지붕으로 붉게 덮어져 있는 피렌체의 전망을 보면 마치 귀에서 영화 OST가 흐르는 것 같고 그냥 머리 속이 시원해졌었다.
    피렌체를 100% 즐기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묘한 피렌체가 당신들의 발길을 꼭 붙잡아 둘 것이다. 피렌체 이 도시 자체가 연인들을 위해 모든 풍경들이 세팅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연인들의 사랑의 속삭임을 안주 삼아 야경을 바라보며 도시와 맥주 한 잔 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아름다운 도시와 사랑에 빠진 Soul-Bridge는 피렌체를 가슴에 묻고 또 다른 이탈리아를 만나러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