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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엮는 추억 한 두름

2021-05-06

라이프가이드 여행


굽이굽이 옥화구곡 따라
물길 따라 엮는 추억 한 두름
'인봉/신선주/신선봉 · 후운정 · 박대소 · 만경대'

    박대천 따라 흘러 흘러와 신선과 함께 깊은 술 한 잔 기울이고 깊이 숨겨둔 끄트머리 산수도 찾아 추억을 한 두름 엮어 다시 시작하기 
주렁주렁 사과나무 가로수길 _ 인봉
    가마소뿔에서부터 하류인 계원리까지 청원생명사과가 양쪽으로 심어져 있는 사과나무길을 만나게 된다. 가을이면 잘 익은 사과가 행인을 맞이하듯 앞다투어 주렁주렁 달린다.
    인봉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탑신당이다. 인봉마을 뒤 박대천에 있는 자연석을 쌓아 올린 것으로 주변의 정자나무와 함께 마을을 풍수지리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와서 모자람을 채운다는 뜻에서, 이를 비보(裨補) 풍수라고 한다.
 
(左)청원생명사과 벽화마을        (右)탑신당

    탑신당에 금줄을 치고 매년 음력 정월 14일에 동제를 지낸다. 옥화구곡이 위치한 옥화리, 월용리, 금관리, 계원리 마을은 전통적인 민속제의인 탑신제가 현재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주요 작물인 사과 과수원이 곳곳에 들어서 있으며 과수농가에서 마련한 사과따기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동네 마을벽화가 여정을 다채롭게 해준다.
    ‘다리 밑으로 천렵 가자’. 이 말을 알아듣는 사람은 인봉다리가 그야말로 추억을 지닌 아지트가 될 것이다. 첨벙첨벙 물장구도 쳐보고 물수제비도 떠보며 돌멩이를 팡당거렸을 어린시절이 되살아난다. 
한 잔 술에 선계를 품다 _ 신선주
    인봉에서 계원교를 건너 탑신당을 지나 바로 만나게 되는 계원리 계당마을은 함양박씨 가문 전통 가양주, 충북 무형문화재 제4호 신선주의 탄생지다. 신선주는 함양 박씨 가문의 가양주(家釀酒)로 충청도도사(忠淸道都司) 박숭탕이 낙향하면서 이 술빚는 비법이 전래되었다. 제조자의 조부인 박래순이 기록하였다는 『현암시문합집玄庵詩文合集』에는 신라 말 유학자 최치원이 계원리에 머물 때 신선봉 아래에 암자를 짓고 즐겨 마신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선주는 통밀을 가루 내어 누룩을 빚어 발효시켜 분쇄하고 감국화, 지골피를 달여 술 담는 물로 사용한다고 한다. 생약재인 우슬, 하수오, 구기자, 천문동, 백문동, 생지황 등 많은 약재를 가루 내어 조금 되게 담근 뒤 발효의 과정과 익는 날을 기다리면 완성된다고 하니 그 과정만으로도 신선이 마셨을 만큼 귀하디 귀한 술이다. 
    현재 기능보유자 박남희씨와 딸 박준미씨가 전수자로서 맥을 잇고 있다. 옛 선인들처럼 스스로 다스릴 줄 알고 나누고 즐길 줄 아는 풍류와 함께 벗할 수 있는 술이 바로 신선주라고 할 수 있다. 
 
(左)다양한 신선주 재료       (右)신선주
 
여울물 따라 발길 머무는 _ 신선봉 · 후운정 · 박대소 · 만경대
    인봉과 계원리의 갈림길인 계원교에서는 신선이 놀았다는 해발 630미터의 신선봉이 올려다 보인다. 신선봉 아래 마을은 최치원이 이 지역에 머물며 남긴 풍류의 자취를 형상화하기 이해 1648년 홍석기가 후운정을 세운 곳이다. 그 정자 이름을 따 후운정마을로 불린다. 
    신선봉에서 하류쪽으로 약 1km 지점에 박대소가 자리하고 있다. 푸른색의 청석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깊은 못이 있어 불리는 이 곳은 미원면 어암리에 위치하고 있다.
 
(上)신선봉과 박대천    (下)박대소

    좀 더 풍부해진 수량으로 다양한 민물 생태계가 형성되어 각종 채집이나 물놀이를 체험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만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는 만경대는 이곳 박대소에서 하류쪽에 있다고 전해진다. 과거의 문헌에만 언급되어 있어 명확한 위치는 뚜렷하지 않지만 주민들은 사담에서 내려오는 신월천과 박대천이 합류되는 괴산군 청천명 강평리로 추정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애쓴 적이 있는가. 눈을 감아도 보고 사색에 젖어도 보고. 하지만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위해서는 보이는 것을 잘 보아야 했을 것이다. 오래 보고 자세히 보고. 그렇게 보고 보아야 보이지 않는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경험을 한다. 만경대에서 그저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을 보고 또 보았을 때 선인들이 처음으로 손꼽은 그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까지도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