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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동우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립운동 사적지를 기록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동우입니다. 사진을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셨나요? 제가 신방과 출신이고 학보사 활동도 했기 때문에 사진은 대학 때부터 찍었어요. 졸업 후에는 글 쓰는 펜기자 활동을 하게 되면서 취미로 계속 찍었고요. 그러다가 2012년에 세계 일주를 다녀와서 사진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사진 선생님들을 만나서 2013년부터 시작한 사진 공부가 지금의 대학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에 남겨진 독립운동의 현장’에 대한 글을 남기신 걸 봤는데, 책값이 너무 비싸니 사지 말고 도서관에 신청해달라고 하셨더라고요. 작가님께서 작업한 기록물이 현재 누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가를 고민하신 지점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요. 작가님의 기록물을 누가 많이 보고 그 의미를 느꼈으면 좋으시겠어요? 당연히 학생들이죠. 책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기록유산을 남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한 작업물이라서요. 역사 교과서에는 없는 내용도 있어서 이 책을 초, 중, 고, 대학생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역사에 힘이 생긴다는 것은 그 이야기가 다음 세대에 잘 전수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에요. 그래서 친구들이 이 책을 보고 우리가 서 있는 땅이 어떤 분들의 희생을 거친 땅인지 알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씩 더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밑에서부터 다져서 올라가야죠. 그리고 또 군인들도 봤으면 좋겠어요. 저도 군대 다녀왔지만, 남자들이 군대 가면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나’하는 생각 때문에 시간이 정말 아깝게 느껴지거든요. 제가 복무할 때는 2년 2개월이었는데 한창 젊은 나이에 시간을 그냥 보내버리는 것 같아서 고통스러워요. 그때 이런 기록물들을 만나면 최소한 우리가 헛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애국심이 군대 간다고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알아야지 애국심이 발현될 수 있어요. 선조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디에서 어떻게 투쟁해왔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현재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끔 작업하시는 주제의 이야기가 너무 세서, 또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났을 때 마음이 무너지는 경험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으셨다고 알아요. 있죠. 다큐멘터리라는 게 사실 객관적이라고 하지만 세상에 객관적인 시각과 결과물은 없어요. 다 본인의 주관이 들어가 있죠. 그래서 저는 다큐멘터리도 객관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객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도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것을 결과물로 내놓고 싶었지만, 만나는 순간 감정이 너무 쑥 들어가 버리더라고요. 당시 감정의 출렁출렁 임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다만 좀 힘든 건 있었어요. 후대의 제가 들어도 이렇게 감정이 출렁이는데, 이 당사자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났죠. 그리고 이야기를 들을수록 어느 부분인가 계속 제가 존재하는 이유를 느끼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다음 장소로 계속 끌어주는 힘이 됐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주관적인 다큐멘터리가 되어버린 느낌이 있는데, 저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가 민간 기록을 남길 때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할 기록, 다음 세대에게 가치 있는 기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기록에는 어떤 것도 가치 없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미시적인 개인사나 가족사도 국가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아카이브를 보다 더 활성화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저의 사례를 들면, 저희 친할아버지께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넘어가서 원폭 터지는 걸 멀리서 보셨데요. 당시에 그 빛을 보셨는데 사과나무 앞에서 엎드려 계시다가 살아남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올 때는 뱃삯이 없어서 하숙집 아줌마가 도와줘서 왔다는 그 이야기를 최근에 아버지께 들었어요. 제가 그 장소가 궁금해서 아버지께 정확히 후쿠시마인지 나가사키인지 여쭤봤었어요. 그런데 모르시더라고요. 저희 할아버지가 그곳에 어떤 사회적인 상황 때문에 가신 건지, 무슨 일을 하다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 와서 어디서 일했는지를 저희 가족 중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죠. 기록하지 않으면 정말 다 사라진다는 슬픔을 가족사에서 먼저 깨달았어요. 이런 기록물을 가족 안에서 먼저 쌓으면서 가치를 생산한다면, 국가적으로도 기록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인식되리라 생각해요 .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다는 것은 당연하죠. 그렇기에 현재를 알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기록은 다음 세대로 계속해서 이어져야 해요. 전수해야 할 가치가 있는 기록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기록은 점이 아니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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