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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주도하는 사회 참여 운동 교실을 넘어 지역으로 가다

2023-12-20

교육행정 교육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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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주도하는 사회 참여 운동 교실을 넘어 지역으로 가다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

    지난 10월 28일 보은 뱃들공원에서 보은여고 학생들의 버스킹과 플래시몹이 캠페인으로 펼쳐졌다. 보은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박람회 현장에서 보은여고는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실천했다.
    이 프로젝트는 동아리와 수업에서 민주시민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1박 2일 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하는활동이다. 학생들의 수업 결과물이 소녀상을 중심으로 전시되었으며, 혐오ㆍ차별을 넘어 평화와 다양성의 가치를 지역에 전했다. 청소년의 시민성이 아름다운 가을빛과 함께 교실을 넘어 지역으로 확장되는 특별한 하루였다.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위해 서로 다른 곳에서 이동해 보은여고로 온 교사들

사람이 온다는 것
    2023학년도 서로 다른 곳에서 이동해 온 교사 4명이 보은여고(교장 최인길)에서 만나 결속을 다졌다. 충청북도교육청의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서다.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영순 선생님(회장)을 비롯해 ‘우리 해볼까’가 출발점이었다. 우리는 함께 연수에 참여하고 ‘혐오ㆍ차별을 넘어’라는 주제 아래 야심 차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프로젝트는 간단했다. 동아리 활동과 수업으로 가치를 이해하고, 1박 2일 프로그램을 통해 내면화 과정을 거친 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1학기는 박영순 선생님의 사회탐구반 동아리에서 지역사회 체인지 메이킹을 진행하고 활동을 공유했다. 체인지 메이커로서의 역량을 갖춘 학생들과 2학기에 본격적으로 활동이 시작됐다. 프로그램이 여럿 겹치는 과정에서 우리는 바빠졌고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버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소소한 갈등은 예상했던 바였다. 그러나 소통하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했고, 그 안에서 협력했으며, 이러한 성장이 혐오, 차별을 넘어서는 것임을 먼저 배웠다.
    평화와 다양성은 우리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가치였다. 우리는 우리가 깨달은 경험으로 학생들에게 깨우침의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 분명하다.
혐오ㆍ차별을 넘어 평화와 다양성으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를 수업에서 어떻게 개념화할 것인가. 백워드 수업 설계로 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수석교사인 나와 동아시아사의 이상엽선생님, 생활과 윤리의 윤병승선생님이 자리했다. 두 분 선생님은 5년 미만의 저경력 선생님이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가르치기보다는 이를 넘어서는 가치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동아시아사는 17세기 동아시아전쟁(임진왜란)을 주제로 ‘전쟁을 넘어서 평화’ 인포그래픽을 제작하기로 했다. 생활과 윤리는 Social Speaking Project로 캠페인 문구 제작과 입장문 쓰기를 통해 ‘혐오ㆍ차별을 넘어서 다양성으로’의 가치를 지향하는 수업을 하기로 했다.
    동아시아사는 오늘날 국제관계에서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핵심 질문으로 수업을 전개했다. 생활과 윤리에서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혐오ㆍ차별이 나타나고 있음을 조사하고 이를 1분 스피치로 발표하는 수업을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수업을 실천했다. 수업은 공개수업으로 진행되었고 보은지역 사회과 선생님들이 참관하였다. 나눔 중에 학생들이 서울을 향한 기대감으로 지역을 차별하는 것도 혐오ㆍ차별의 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 우리 사회과 선생님들의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교사인 우리가 먼저 지역 정체성을 함양하고,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의 꽃, 1박 2일
    1박 2일!!!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고 머리를 맞댄 프로그램이다. 일단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고, 하교 시간에 맞춰 운동장 야외 벤치에서 삼겹살 파티로 저녁 식사를 했다.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가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수업에서 개념화된 지식과 가치를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주제 특강을 준비하면서 옥천의 사람, 문화, 역사를 담은 농촌 잡지『옥이네』의 박누리 편집장을 모셨다. ‘서울 말고 지역에서 즐겁게 성장하기’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우리가 수업 나눔에서 지역 정체성에 대해 공감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서로 통하는 놀라움과 즐거움이 있었다. 강의 중 ‘왜 다들 지역을 떠나고자 할까’, ‘이 또한 혐오와 차별이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 접점이 있었다.
    영화 비경쟁 토의에서는 ‘October Sky’를 편집하여 보았다. 탄광촌 소년이 별을 보고 로켓을 향한 꿈을 실천하는 실화 영화였다. 로켓 보이는 사람들의 비웃음과 냉대 속에서 꿈을 잃지 않았고 실현했다. 지역 정체성 확립과 자존감 확립의 주제 강연에 맞춘 영화였다. 비경쟁 토의에서 내 마음속 장면과 영화를 본 느낌, 질문만들기를 통한 월드카페로 생각을 넓히고 다름을 인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달빛 트레킹은 아웃도어 활동으로 달빛과 친구하며 학교 뒷산과 마을을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무서워하지 않을까 염려했으나 달빛을 기운 삼아 삼삼오오 이야기 꽃이 피어났다. 잠자리는 다온당으로 준비했으나 기숙사 학생들의 방을 빌려 따뜻하고 더 편안한 잠자리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보은여고의 협력적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교실을 넘어 지역으로 가는 길에 사람을 만나다
    10월 28일 일요일 아침, 뱃들공원은 보은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박람회로 체험부스와 현수막으로 가득했다. 지역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다양한 단체의 체험부스로 넓은 공원은 꽉 채워졌다.
    그곳에 익숙한 또 하나의 공간, 함께 바꿈 사회참여 프로젝트 현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전시, 버스킹, 플래시몹을 준비했다. 우리가 준비한 물품으로 캠페인 활동도 진행했다.





    보은이 처음인 우리는 캠페인을 계획할 때만 하더라도 시간과 공간이 명확하지 않았다. 교실을 넘어 지역으로 가는 길에 준비해 둔 것처럼 사람을 만났다. 우리 청소년들과 협력하고자 하는 지역의 사람들이었다. 보은군 지역사회 보장협의체와 보은군 농촌활력센터와의 연대가 그것이다. 두 개 단체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우리와 협력하기를 원했고, 우리도 지역과의 연대를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이들을 통해 주제 특강 강사를 섭외했고, 캠페인 장소에서 많은 지역민을 만나는 기회가 되었다.
    그들도 우리 학생들로 인해 박람회가 더욱 탄탄하고 의미있게 진행될 수 있었다. 2024년, 올해 실천했던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해이다.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바른 정체성과 당당한 시민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구 떠오른다. 기대되는 2024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