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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정말 치아 착색의 주범일까?

2021-09-17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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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정말 치아 착색의 주범일까?
'커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커피가 치아를 누렇게 만든다","커피가 충치와 잇몸병을 유발한다" ,"아이스 커피를 마시면 치아에 금이 갈 수도 있다","커피가 구강 건조증을 심화 시킨다" 
    커피에 대한 이런 이야기, 한 번 쯤 들어보셨죠? 모두 사실이라면 치과의사들은 아마 커피를 입에도 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직접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마시는 커피 애호가입니다. 지금부터 커피에 대한 억울한 누명들을 하나씩 벗겨보겠습니다. 



    치아를 누렇게 착색시키는 주범이 정말 커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커피 속에는 탄닌이라는 검은 색소 성분이 들어있고, 탄닌은 치아의 표면에 흡착하여 착색을 일으키긴 합니다. 그런데 탄닌이 커피에만 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포도나 감, 도토리 묵, 밤 같은 음식을 먹을 때 나는 떫은 맛이 바로 탄닌의 맛입니다. 탄닌은 식물의 열매나 종자에 기본적으로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이기 때문에 커피뿐만 아니라 여러 음식 속에 아주 흔하게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탄닌의 착색능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커피의 착색지수는 김치찌개나 라면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탄닌보다 훨씬 강한 착색 능력을 가진 색소 성분들이 여러 음식들 속에 다양하게, 그리고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이처럼 탄닌이 커피에만 유독 많이 들어있는 게 아닐 뿐만 아니라 탄닌보다 훨씬 강력한 착색을 일으키는 색소들이 여러 음식들 속에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커피를 좀 마시는 습관이 치아를 남들보다 특별히 더 누렇게 만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치아 착색을 예방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면, 사실 우리가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습니다.
    치아 착색은 음식을 섭취한 후 입안이 오염된 채로 방치하는 습관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음식물 속에 포함된 색소가 치아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커피든 뭐든 음식물을 섭취했다면 곧바로 이를 닦거나, 최소한 물로 충분히 헹궈주기라도 해야 치아 착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치아 착색을 예방하기 위해 커피를 빨대로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김치찌개와 라면이 커피보다 훨씬 착색지수가 높습니다. 그렇다면 라면이나 찌개의 국물도 빨대로 마셔야 한다는 말이지요. 물은 아래로 흐르고, 액체의 분자는 순식간에 확산합니다. 빨대를 목구멍에 직접 꽂아서 커피를 곧바로 식도로 넘기는 게 아닌 이상, 커피 분자는 결국 치아 표면에 닿습니다. 빨대로 마신다고 해서 치아에 커피가 닿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카페에서 쓰는 이유가 뭔가요? 시원함(또는 따뜻함)과 특유의 맛을 즐기며 행복하게 휴식하기 위해서입니다. 입 속에 닿지도 않게 조심조심 식도로 넘길 거라면 굳이 돈을 주고 커피를 마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편하게 각자의 취향에 맞는 방법과 속도로 커피를 즐기세요. 대신 다 드신 다음 물로 입을 충분히 헹궈주면 됩니다. 


 


커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커피 속에 함유된 소량의 당분이 충치를 유발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당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음식이 몇 개나 될까요? 커피 속의 단백질이 입냄새를 유발한다고도 합니다. 삼겹살과 소고기는 단백질 덩어리인 걸요. 커피가 입속을 산성 환경으로 만들어서 충치와 잇몸병을 심화시킨다고 합니다. 어떤 음식이든 섭취하면 입 속은 거의 산성 환경이 됩니다. 심지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입속은 산성 환경이 됩니다.
    당분, 단백질, 산성 환경 등은 거의 대부분의 음식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치아에 좋은 음식/나쁜 음식과 같은 이분법적인 구분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뭐든 섭취 후 입속을 그대로 방치하면 좋지 않은 것입니다. 커피 편하게 드세요. 대신 물로 입을 충분히 헹궈주시면 됩니다.
    뜨거운 커피, 또는 차가운 커피를 마시면 치아가 급격하게 팽창하거나 수축해서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지근한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또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입니다. 뜨거운 김치찌개를 치아가 급격하게 팽창할까봐 냉장고에 넣어 식혀서 드시나요? 차가운 냉면을 치아가 수축할까봐 전자렌지로 데워 드시나요? 차갑게 먹어야 맛있는 음식이 있고, 뜨겁게 먹어야 맛있는 음식이 있습니다. 뜨끈~하게 속을 데우고 싶어서 ‘뜨아’를 마시는 것이고, 시원~하게 몸을 식히고 싶어서 ‘아아’를 마시는 것입니다. 사우나에서 냉탕과 열탕을 오가며 신체를 극단적으로 단련시키는 분들처럼 치아를 혹사시키는게 아니라면, 아아와 뜨아 정도의 자극은 치아가 충분히 견딥니다. 그 정도도 못 견딘다면 이미 라면이나 냉면 드실 때 치아는 다 망가졌을 것입니다. 뜨아, 아아. 그냥 취향대로 드셔도 됩니다. 
    커피가 구강건조증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또한 지나친 걱정입니다. 커피 속의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합니다. 몸이 물을 덜 흡수하고 배출하게 만들기 때문에 입이 마르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런데 검색창에 ‘이뇨작용 음식’이라고 한 번 입력해보세요. 이뇨작용을 하는 음식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게다가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나옵니다. 커피 정도는 그냥 편하게 드셔도 됩니다. 커피를 마시니까 실제로 입이 좀 마른 느낌인데 어떡하냐고요? 물을 한잔 따라 마시면 됩니다.
    커피 때문이든 아니든 여러분의 치아는 분명 조금씩 전보다 노래지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고민하는 누런 치아는 사실 착색이 아니라 대부분 변색 현상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 내부의 노란 상아질은 점점 어두워지고, 치아 겉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법랑질을 점점 얇아지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기사가 수두룩합니다. 반대로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기사도 수두룩합니다. 어쩌라는 걸까요?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지 하루에 한두 잔 정도 마시는 분들은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커피, 편하게 드세요. 대신 물로 꼭 입을 헹궈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