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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8m 높이를 가진 독도의 가치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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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8m 높이를 가진 독도의 가치
'천연보호구역 독도'

    수심 2,000m가 넘는 심해로 둘러싸인 한반도 본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 울릉도의 부속섬으로서 울릉 주민의 삶의 터전인 섬, 남해안 거문도 사람들이 가제를 잡고 제주 해녀들이 미역을 채취했던 섬, 해류와 바람에 따라 뭇 생명들이 정착한 섬, 천연보호구역 독도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수중에서 본 독도 독립문바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세계적 지질유산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의 가사대로 동해물이 마른다면 독도는 어떤 모습일까? 독도는 자그마한 돌섬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독도는 독도 해산의 정상부일 뿐이며, 해저로부터 높이가 2,268m에 이르는 한라산보다 높은 거대한 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웅장함을 바다에 품고 있다. 약 460만 년 전 해저 화산 분출로의 생성 당시에는 현재의 울릉도만큼이나 큰 섬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릉도보다 더 오랜 세월 동안 동해의 거센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현재의 독도를 만들었다. 독도는 해저산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지질유산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섬 전체가 화산암과 화산쇄설성 퇴적암류로 구성된 독도는 폭발성 화산 분출과 동해의 거센 파도에 깎이면서 다양한 화산암층, 주상절리, 해식동굴, 해식절벽 등을 만들었다.
    문화재청에서는 1982년 천연기념물 ‘독도 천연보호구역’으로, 환경부에서는 2012년 울릉도·독도를 제주도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화산이 만들고, 바람과 파도가 다듬은 동해의 보물섬인 독도는 섬 전체가 야외자연사박물관이요, Eco-Lab(자연생태실험실)인 것이다. 

 
독도 주변의 해저지형도(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독도전문연구센터)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
    독도는 울릉도와 함께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라고 부를 만하다. 독도 주변 바다는 동해 남쪽에서 유입하는 따뜻한 대마난류에서 기원하는 동한난류와 동해 북쪽의 러시아 주변 바다에서 형성되어 울릉도·독도로 향하는 차가운 한류가 약 20~50일 주기로 변동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난류가 교차하는 특성상 180여종의 어류가 독도에서 관찰되는 등 어류 다양성이 풍부하다. 한편으로 한반도 바다에서 가장 빠른 아열대화를 겪고 있어 최근 아열대성 어종의 분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독도에서만 군락지를 형성하는 대황을 비롯한 230여 종의 해조류가 산란장, 서식장, 먹이원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독도 연안에는 최대군락지가 발견된 해양보호생물 유착나무돌산호(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를 비롯하여 전복, 홍합, 둥근성게 등 520여 종의 해양무척추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해조류를 먹이원으로 하는 성게류의 대량 번식은 독도 연안 갯녹음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독도 연안의 해조상은 동해 연안이나 남해안, 제주도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을 보여 독립 생태계 지역으로 분할이 제안될 정도로 특유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독도는 동해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섬이라는 특성상 뭇 해양 생물들에게 휴식처와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독도 대황숲


    독도는 얕은 토양층, 급격한 경사도, 강한 바람과 염분 등 식물이 살기에 매우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0여 종의 식물이 독도에 뿌리를 내리며 살고 있다. 독도 동도 천장굴의 가파른 절벽에 자라는 사철나무는 독도의 수목 중 가장 오래된 나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독도에는 당도가 높은 과실을 맺는 식물이 없어서 곤충은 잎이나 줄기를 통해 먹이를 먹어야 하는 환경이지만 쟈바꽃등에, 독도장님노린재 등 180여 종의 곤충 서식이 보고되었다.
    독도는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서식하는 텃새류와 이동 철새의 중간 기착지, 구원 섬으로서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 괭이갈매기, 슴새, 바다제비 등 160종 이상의 조류가 관찰되었는데, 매년 1만여 마리가 찾아오는 괭이갈매기는 번식기 동안에 독도를 비롯해 울릉도, 동해안 등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또한 독도는 가지어, 가제라 불렸던 해양포유류인 바다 사자의 대표적인 서식지였다. 그러나 1904년 한 해 동안 5,000여 마리를 포획하는 등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남획에 의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급기야 1990년대 중반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는 바다사자를 멸종종으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북방물개, 점박이물범 등이 한반도 주변 바다를 회유하는 과정에서 독도의 표층 수온이 가장 낮은 시기인 2~3월을 중심으로 독도 인근에서 간혹 목격되고 있다. 

 
左)독도 전경     右)독도누리호


독도의 진정한 가치는 독도가 품은 해양영토
    독도의 진정한 가치는 독도가 품고 있는 해양영토에 있다. 독도로 얻게 되는 혹은 잃을 수 있는 해양영토는 한국 국토 면적의 약 60%에 해당하는 60,574㎢에 이른다. 독도가 품고 있는 해양영토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광물자원과 수산자원, 해수자원을 함유하고 있다. 해양과학기술의 발달과 심해 연구 활성화를 통해 독도가 품고 있는 해양영토의 가치가 더욱 드러나리라 기대된다.
    독도 바다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표층수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바다의 여름이라 할 수 있는 수온이 20℃ 이상인 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양생물에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해상기상 악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표층수온 증가와 바다의 여름기간 증가는 주요 어종의 변화, 어류 산란 패턴의 변화가 예측되며, 해양환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육상환경 및 생태계의 변화도 예측되고 있다. 독도 바다는 한반도 해양환경 변화를 가장 잘 감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울릉도에 독도연구의 전진기지인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최근 독도(울릉도) 전용 소형조사선인 독도누리호를 취항하고 울릉도의 부속섬으로서 독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용 연구선을 기반으로 육상-해양 융복합 생태계 연구 활성화와 함께 89개의 부속도서와 수중암초, 해산, 심해 등 다양한 서식지에 기대어 사는 생물에 대한 정밀 조사가 기대된다. 독도는 오늘도 바람과 해류를 따라 독도를 찾아온 혹은 독도에 기대어 정착하여 살고 있는 생물들에게 삶의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